시민단체, 정몽규·홍명보·이임생 고발…"강요·협박·업무방해·배임 혐의"
시민단체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강요와 협박,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의 권한이 침해됐으며,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회장과 이 전 이사, 홍 전 감독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서민위는 기존에 제기했던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에 더해 강요와 협박 혐의를 추가해 수사를 요청했다.
김순환 서민위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정 회장과 이 전 이사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의 의견이 전달됐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제시했던 축구인들과 전력강화위원회에 대한 강요와 협박이 있었던 것으로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있다"며 이번 고발에 해당 혐의를 추가한 배경을 설명했다.
홍명보 전 감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사무총장은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계약 조건과 연봉 등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능력에 비해 과도한 보수를 받고도 국민에게 충분한 설명이나 사과 없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서민위는 지난해 7월에도 정몽규 회장 등을 업무방해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당시 제기된 사건에 대한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음에도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며 수사기관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김 사무총장은 "2년 4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수사가 진행됐는데도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지연할 이유가 없는 만큼 사건을 신속히 송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특검을 통해 감독 선임 과정과 대한축구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의혹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국민들의 의문을 해소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고발은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적절성과 협회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부터 축구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관련 고소·고발도 잇따라 접수됐다.
한편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일 대한축구협회와 관련해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들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종로경찰서가 수사하던 협회 관련 사건은 모두 8건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홍명보 전 감독 선임 의혹뿐 아니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 접수된 고발 사건도 함께 통합해 수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전반과 대한축구협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수사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고발 내용은 시민단체 측의 주장에 따른 것으로, 정몽규 회장과 이임생 전 이사, 홍명보 전 감독의 혐의 인정 여부는 향후 경찰 수사를 통해 가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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