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투어도 하고 싶고 비포장길도 가끔 들어가 보고 싶다면 멀티퍼포즈·어드벤처 장르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 장르는 1986년 혼다 트랜잘프가 처음 등장하면서 자리를 잡았고, '트랜스(Trans)'와 '알프스(Alps)'를 합친 이름 그대로 포장도로와 알프스 같은 비포장길을 한 대로 넘나드는 게 목표였어요. 2026년이면 등장한 지 꼭 40주년을 맞는 장르인 셈입니다. 지금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신형 혼다 XL750 트랜잘프 가격은 1359만원이고, 배기량과 체급에 따라 경량급부터 대형급까지 선택지가 넓게 벌어져 있어요.
멀티퍼포즈·어드벤처, 엔진은 어떻게 커졌을까
트랜잘프 배기량이 커져온 과정
트랜잘프의 역사를 따라가 보면 이 장르의 엔진이 어떻게 커져왔는지 보입니다. 초기 모델 XL600V는 583cc 수랭 2기통 엔진을 얹었고, 이후 XL650V, XL700V 순으로 배기량을 높여오다가 2024년식 신형 XL750 트랜잘프에서 755cc 엔진으로 바뀌었어요. 583cc에서 755cc까지 늘어난 폭은 172cc이고, 비율로 보면 약 29.5% 커진 셈입니다.
신형 755cc 엔진의 출력 성격
신형 엔진은 270도 크랭크 직렬 2기통 구조로 최고출력 91마력을 내고, 최대토크 7.6kg·m은 7250rpm에서 나옵니다. 다만 초반 4000rpm까지는 가속이 더딘 편이고, 그 이후부터 9500rpm까지 출력과 토크가 빠르게 올라오는 성격이라 저rpm에서는 여유 있게, 고rpm에서는 적극적으로 굴려야 힘을 제대로 쓸 수 있어요. 가속이 살아나는 구간만 따로 보면 4000rpm부터 9500rpm까지 5500rpm에 걸쳐 있습니다.
체급별로 보면 출력과 토크가 이렇게 다릅니다
같은 멀티퍼포즈·어드벤처 장르 안에서도 체급 차이가 꽤 큽니다. 입문용 경량급인 BMW 뉴 G310GS는 313cc 단기통 엔진으로 34마력, 2.9kg·m 토크를 내고 공차중량은 169.5kg이에요. 다카르랠리 우승 머신을 재현한 혼다 CRF1000L은 998cc 2기통 엔진으로 95마력, 10.1kg·m 토크를 내며 공차중량 235kg까지 늘어납니다. 대형급인 BMW 뉴 R나인티 어반 G/S는 1170cc 2기통 복서엔진으로 110마력, 11.8kg·m 토크를 내는 쪽이에요. 체중 대비 출력을 비율로 계산해 보면 CRF1000L은 1kg당 약 0.40마력, G310GS는 1kg당 약 0.20마력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숫자가 작을수록 가볍게 다룰 수 있다는 뜻이니, 체력이나 라이딩 경력이 적다면 비율이 아니라 절대 마력과 무게가 함께 낮은 모델부터 고르는 편이 안전해요.
지금까지 나온 수치를 모델별로 한 번에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격이나 공차중량이 공개되지 않은 모델은 비공개로 남겨두었어요.
| 모델 | 배기량 | 최고출력 | 최대토크 | 공차중량 |
|---|---|---|---|---|
| BMW 뉴 G310GS | 313cc | 34마력 | 2.9kg·m | 169.5kg |
| 혼다 XL750 트랜잘프 | 755cc | 91마력 | 7.6kg·m | 비공개 |
| 혼다 CRF1000L | 998cc | 95마력 | 10.1kg·m | 235kg |
| BMW 뉴 R나인티 어반 G/S | 1170cc | 110마력 | 11.8kg·m | 비공개 |
|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V4 GT | 1158cc | 170hp | 124Nm(12.6kg·m) | 240~255kg |
| 혼다 CB1000R(네이키드, 비교용) | 비공개 | 146마력 | 10.6kg·m | 210kg |
표에서 보듯 배기량은 300cc대부터 1100cc대까지, 공차중량은 170kg 안팎부터 250kg을 넘는 수준까지 넓게 벌어져 있습니다. 다만 G310GS, CRF1000L, R나인티 어반 G/S, 2018년형 CB1000R의 수치는 2018년경 자료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 지금 판매 중인 사양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CB1000R은 어드벤처가 아니라 네이키드 장르지만 4기통 엔진으로 146마력, 10.6kg·m 토크를 내고 몸무게는 210kg이라 같은 체급대 어드벤처 모델과 무게를 비교해보는 참고용으로 넣었습니다.
시트 높이, 키가 작아도 탈 수 있을까
어드벤처 바이크는 서스펜션 트래블이 길어서 시트도 높게 세팅되는데, 모델마다 조절 폭이 다릅니다. BMW 뉴 G310GS는 시트 높이를 820mm에서 850mm까지 조절할 수 있어 조절 범위가 30mm예요.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V4 GT는 로우시트와 로우킷을 함께 적용하면 805mm에서 825mm까지 낮아져 조절 범위가 20mm이고, 여기에 스카이훅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이 더해져 일정 속도 이하에서는 후방 프리로드를 자동으로 조절해 차체 높이를 낮춰주기 때문에 정지할 때 발이 더 쉽게 닿습니다. 이 기능은 속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원래 설정으로 복귀하고, 필요하면 꺼둘 수도 있어요. 혼다 XL750 트랜잘프는 로우시트를 달면 포지션이 약 3cm 낮아져서 키 170cm 이하인 사람도 무리 없이 탈 수 있도록 맞춰져 있습니다. 키가 작다면 조절 범위가 큰 모델이나 로우시트 옵션이 있는 모델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예요.
매장에서 사이드스탠드를 세운 채 사진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820mm부터 850mm까지 조절되는 모델이라면 로우 세팅으로 먼저 앉아보고 두 발이 바닥에 얼마나 닿는지 확인해보세요.
무게는 실제로 다루기에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공차중량만 놓고 비교하면 체감 난이도가 더 뚜렷하게 보입니다. 가장 가벼운 BMW 뉴 G310GS가 169.5kg, 혼다 CRF1000L이 235kg으로 둘 사이 차이는 65.5kg이에요.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V4 GT는 연료 없이 240kg, 22L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255kg까지 늘어나 연료 무게만으로 15kg이 더해집니다. 정지한 상태에서 핸들을 잡고 좌우로 기울여 세우거나 유턴할 때 발로 받쳐야 하는 무게가 바로 이 숫자들이에요. 65.5kg 차이는 몸무게가 가벼운 사람에게는 매장에서 바로 체감될 정도로 큰 격차이기 때문에, 체력이나 라이딩 경력이 부족하다면 170kg대 경량급부터 타보고 230~250kg대로 넘어가는 순서를 권합니다.
서스펜션과 전자장비, 체급마다 구성이 다릅니다
혼다 XL750 트랜잘프는 프론트 200mm, 리어 190mm의 롱트래블 서스펜션에 대구경 블록패턴 타이어를 맞췄고, 리어 온·오프 설정이 가능한 2채널 ABS를 갖췄습니다. 여기에 스포츠·스탠다드·레인·그래블·유저까지 5개 라이딩 모드와 풀컬러 5인치 디스플레이가 더해져 있어요. BMW 뉴 G310GS는 2채널 ABS와 함께 전륜 4피스톤 고정 캘리퍼, 후륜 2피스톤 부동형 캘리퍼를 달아 입문용 체급에 맞춘 제동력을 냅니다.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V4 GT는 알루미늄 모노코크 프레임에 22L 연료탱크를 올렸고, 타이어는 전륜 120/70-19, 후륜 170/60-17 규격을 씁니다. 최대토크는 124Nm, 단위를 바꾸면 12.6kg·m, 91lb-ft이며 9000rpm에서 나오고, 밸브간극 점검주기는 60,000km로 길게 잡혀 있어 유지비 부담을 줄여줍니다.
차체 크기와 라이딩 포지션
혼다 XL750 트랜잘프의 차체 크기는 전장 2325mm, 전폭 835mm, 전고 1450mm, 휠베이스 1560mm입니다. 휠베이스가 1560mm로 긴 편이라 고속에서는 안정적이지만 저속에서는 그만큼 선회 반경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해요. 앞서 본 7250rpm의 최대토크 포인트와 9500rpm까지 이어지는 가속 구간을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V4 GT와 비교하면, 멀티스트라다는 90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고 10750rpm에서 최고출력 170hp를 냅니다. 두 포인트 사이는 1750rpm 차이로, 트랜잘프보다 더 고rpm까지 돌려써야 출력이 완전히 올라오는 성격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나한테 맞는 체급은 어디일까
체급별 숫자를 조건에 맞춰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라이딩 경력이 적거나 체력이 부담스럽다면 169.5kg, 34마력, 2.9kg·m인 BMW 뉴 G310GS처럼 가장 가벼운 체급부터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 균형 잡힌 미들급을 원한다면 755cc, 91마력, 1359만원인 혼다 XL750 트랜잘프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 다카르랠리 혈통의 오프로드 감성을 원한다면 998cc, 95마력, 235kg인 혼다 CRF1000L이 맞습니다.
- 복서엔진의 토크감과 온로드 투어링을 함께 원한다면 1170cc, 110마력, 11.8kg·m인 BMW 뉴 R나인티 어반 G/S가 맞습니다.
- 전자장비와 장거리 투어 완성도를 가장 앞세운다면 170hp, 124Nm에 스카이훅 서스펜션까지 갖춘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V4 GT가 맞지만, 2027년식으로 공개된 모델이라 국내 가격과 입고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 포장도로만 탈 계획이고 오프로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210kg에 146마력을 내는 혼다 CB1000R 같은 네이키드 장르가 오히려 다루기 쉬울 수 있습니다.
헬멧도 장르에 맞춰 골라야 합니다
멀티퍼포즈·어드벤처 바이크에는 오프로드 헬멧과 풀페이스 헬멧의 장점을 합친 어드벤처 헬멧이 추천됩니다. 짧은 햇빛 가리개와 뛰어난 통풍 기능을 갖추면서도 일반 도로를 달릴 때 필요한 방음·보온 성능까지 챙긴 형태라서,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함께 타는 이 장르의 성격과 잘 맞습니다.
결국 선택은 체급 숫자로 갈립니다. 169.5kg, 34마력의 경량급으로 입문해 감을 먼저 익힐지, 755cc·91마력·1359만원의 미들급으로 균형을 잡을지, 998cc 이상 230kg을 넘는 대형급으로 올라가 토크와 장비를 더 가져갈지부터 정하고 나면 나머지 선택은 한층 쉬워집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강실장
10년 넘게 바이크를 타고 있습니다. 세금·보험·검사처럼 헷갈리는 제도는 공식 자료에서 확인해 정리하고, 직접 만든 계산기로 실제 금액까지 뽑아 함께 올립니다.
운영자 소개 · 문의하기 · 틀린 내용을 보시면 woongkoo13@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0 댓글